전립선암 수술과 췌장암 판정
전립선암 진단 후 수술 그리고 추적관찰
췌장암을 진단받기 2년 전인 2021년에 아빠는 전립선암 판정을 받았다.
제주도에서 건강검진을 받던 도중 CT에서 이상 소견이 보여 제주대학교 병원에 가서 PET CT와 MRI 등을 다시 촬영했고
조직검사 결과도 역시 전립선 암이었다.
오빠와 엄마의 말은 듣지 않고, 암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듣고도
끝까지 아니라고 우기던 아빠는, 겁이 났을 것이다. 심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제주대학교 병원에 전화해보니
제주대학교병원에서는 전립선 암에 대해 로봇수술만 진행한다고 했다.
실비가 없었던 아빠는 천만원이 훌쩍넘는 수술비를 듣고,
암이 아닐거라며 자기 자신을 세뇌 시켰을 것이다.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인터넷을 켜서 이것저것 알아보며
강남 성모병원을 예약해서 전원하고 이곳에서 수술을 받기로 했다.
+ 지금 와서 생각하면 이게 신의 한 수였다. 특히 지방에서 오는 사람들은 먼길을 오기 때문에 교통이 굉장히 중요한데
서울 성모병원은 9호선과 김포공항이 연결되어있고, 바로 옆 고속 터미널 역이 있기 때문에 이동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서울 성모병원 비뇨기과 홍교수님께 복강경으로 수술을 마치고, 3개월/6개월 주기로 추적 관찰을 했는데, 2년 만에 PSA 수치가 많이 올랐다.
마지막 외래 때 한번더 PET CT와 MRI를 찍고 전이 여부를 확인 후 제주도로 전원해서 방사선 치료를 해야한다는 식으로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흔히들 말하듯 전립선암은 착한 암(진행이 서서히 된다는 뜻)이라서 괜찮을 거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CT와 MRI 검사결과를 들으러 갔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췌장에서 혹이 보이네요. 5cm 정도 되어 보여요. 외과 연결 해 줄테니 그쪽에 가보세요”
“암인가요?”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운 좋게 바로 다음날 외과 외래를 예약해주셔서 바로 외과에 홍태호교수님을 만날 수 있었다.
“암이 맞는거 같은데, 일단 바로 입원할 수 있으면 입원해서 검사해보고 수술 가능하면 바로 수술하죠”
라고 말씀해주셨다.
췌장암은 손쓸 수 없는 나쁜 암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때서야 부랴부랴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췌장암은 내가 알고 있는 것 보다 더 무서운 병이었다.
수술할 수 있는 것도 천운이고, 수술을 한다해도 항암은 거의 필수적으로 해야하고, 예후도 좋지 못하다는
글들을 읽으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른 후기들을 읽어보면 췌장암 진단을 받는 순간부터 눈물이 쏟아진다고들 많이 이야기 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머릿속이 엄청 복잡해졌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가,
그때서부터는 제발 수술만이라도 가능하게 해주세요. 하고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