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수술 후 항암 6 – 휴약기 or 항암 중단?
항암을 유지 해야 하나, 휴약기를 가져야 하나
현재 항암을 하고 있는 한라병원 교수님은 3개월 뒤에 체크해보자고 하셨고
허벅지에 종양때문에 정형외과도 다녀오고 참 마음이 복잡했다.
10월 중순에 성모병원에 가서 아빠 수술을 진행해주셨던 홍교수님을 만났다.
CA19-9 수치가 90이라 살짝 재발이 의심이 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심장도 살짝 늘어나 있다고.
아빠한테 항암 많이 힘들지 않으셨냐고 물어보셨다.
그리고 더 이상의 항암은 추천하지 않으시고, 휴약기를 가지라고,
3개월에 한번씩 항암을 진행하는 병원에서 팔로업하라고 권유해주셨다.
허벅지의 종양은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물으니,
“조직검사해서 나오면 또 항암인데요?”
지금 췌장암 항암만으로도 몸이 많이 힘들거라고 말씀하셨다.
수술 결정 전에는 우리에게 의견을 먼저 물어보시고 같이 의논하는 스타일이셨는데
의외로 휴약기를 가지고 3개월 주기로 추적관찰만 하라고 강경하게 말씀하셨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고 해서 재발이 확정이다라는 뜻은 절대 아니라고,
다른 수치들은 좋다고, 일단 3개월 단위로 검사해보라고 권유해주셨다.
5분이 넘는 상담이 끝났고,
아빠는 완치가 없다라는 말에 약간 실망한 듯 했지만,
진단에서부터 수술을 거쳐 지금까지 다른 통증은 없었고
밥도 잘 드셨기에, 지금 같은 컨디션만 유지 된다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지난 주 금요일
서울에 다녀온 것을 알고 계시는 한라병원의 송교수님께서 전화로
성모병원 교수님이 어떤 이야기를 해주셨냐고 물어보셨다.
대화 한 내용을 그대로 설명 드렸고,
허벅지에 종양에 대해서도 여쭤보셨다.
그리고 일단 항암을 9월 초에 끝냈으니,
12월에 한번 췌장 부위 CT를 찍고 상황을 본 뒤 그 뒤에 허벅지 종양 부분을 체크해보자고
췌장암의 전이/재발 속도가 너무 빨라서 사실 걱정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두 교수님 모두 아빠의 삶의 질을 생각 해 주신 느낌이다.
그리고 아빠가 부작용이 덜하고, 잘 버텨준 만큼
내가 너무 쉽게 포기하나? 다른 옵션을 고려 안 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항암을 하는 것은 아빠 본인이고, 그 여정이 얼마나 지난하고, 힘들지 상상 조차 못하기에
아빠가 원하는대로 해주는 게 맞다고 스스로를 위안 해 본다.
그리고 12월에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갈 계획이다.
아빠의 첫 해외여행…
이렇게나 많이 여행을 다니는 동안
아빠를 모시고 갈 생각을 왜 안 했을까.
아빠가 좋은 컨디션으로 여행할 수 있기를
그리고 다녀와서 또 다른 여행을 기약할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