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 여름, 요즘 근황
불면증
아침과 저녁의 공기가 달라졌다.
가을이 왔음이 느껴진다.
최근 한 달정도 불면증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원래 여름은 나에게 정말 힘든 계절이긴 했지만,
올해는 정말 괴로웠다.
잠이 든 것도 아닌, 깬 것도 아닌 정말 어정쩡한 상태
거기에 나는 잠이 든 게 아니란 것을 인지하고 있어서,
얼른 잠을 자야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잔게 언제였던지 기억도 안난다.
잠을 못 자서 출근을 하면 또 하루종일 헤롱헤롱, 그러다 저녁이 다가올 때 쯤이면
오늘은 잘 잘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동시에 강박증 까지 생겨버렸다.
라벤더 향초를 켜보고, 안대도 써보고, 멜라토닌도 먹어봤지만 여전히 수면을 했다기엔 부족한 상태가 계속되었다.
그러다 어제부터 커피를 끊고, 마그네슘을 바꿨다.
거기에 조금 낮아진 기온 나를 도와줬던 걸까 정말 오랜만에 ‘잠’을 잔 느낌이다.
이처럼 나에게 괴로움을 주는 여름이내 인생에서, 채 40번도 남지 않았을터인데,
여름은 언제쯤이면 나에게 친절해질까.
올인원 디자인 100일 챌린지
45일동안에 3가지의 프로젝트를 마쳤다.
그리고 5일간의 가을 방학이 주어졌다.
무언가를 매일매일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몸이 안 좋을 때, 전 날 술을 많이 마신 휴일 등 핑계거리는 많았다.
그런데 뭘까, 이 프로젝트를 참가하기전의 마음가짐은,
‘나 스스로와의 약속’이었다.
아무도 지켜보는 사람 없어도, 어떠한 보상이 없어도, 스스로와 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100일은 짧지 않은 기간이다. 실제로 해보니 정말 길더라.
앞으로 55일, 4개의 프로젝트가 남았다. 이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많은 고비가 있을테지만, 이겨내야지!
인간의 한계
한 달전 쯤 ‘편안함의 습격’이라는 책을 읽은 적 있었다. 그리고 그 책을 읽고 난 뒤 빌 브라이슨이 생각나서 ‘나를 부르는 숲’이라는 책을 읽었다.
읽는 내내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고가는 사람들의 심리가 궁금했었다. 안락과 편안함을 포기하고 자기의 발로 불편함, 고난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그러다 친구가 다큐멘터리를 하나 보내줬다.
울트라 레이스에 도전하는 참가자들을 찍은 다큐멘터리이다.
나레이션도 거의 없고, 인터뷰도 적고, 달리는 참가자들과 스태프들을 담은 담백한 다큐멘터리인데, 몰입도가 높았다.
무엇이 극한 상황 속에서도 달리게하는지,
자신이 우승을 하지 못하는 실력임을 알고 있음에도 참가를 하고 당당히 종을 치고 본인만의 레이스를 마치는 여성들을 보며 경이로움을 느꼈다.
근래의 두 권의 책과 하나의 다큐멘터리가 여러가지의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권태로움을 느껴본 적이 언제인지, 극한을 느껴본 것이 언제인지, 이러한 도전들이 나를 성장하게 하는지, 반대로 실패했을 때의 나에게 미칠 부정적인 요인이 되지는 않을지,
이번 여름이 너무 힘들어서 곳곳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채워놓으려 노력했다.
도배도 하고, 복숭아를 맘껏 먹고, 꽃들을 자주 채워놓기도 하고, 친구들과 좋아하는 차를 마시러 가고, 읽고 싶었던 책을 사기도 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이 여름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어디론가 계속 바쁘게 걷고 뛰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모르는 것 같다.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온전한 휴식이 필요한 요즘이다.
그래도도 여름이 거의 끝나가니까, 앞으로는 나아질 일만 남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