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3. 공지영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공지영 작가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 글은 2011년에 작성된 글입니다.
별거 아니란다.
정말 별거 아니란다!.
그런 일은 앞으로 수없이 일어난단다.
네가 빠져 있는 상황에서 한 발자국만 물러서서 바라보렴.
그러면 너는 알게 된다.
네가 지금 느끼는 건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고 울 일은 더더욱 아니라는 걸….
자, 이제 울음을 그치고 물러서렴. 그 감정에서 단 한발자국만. 그 밖을 향해서
-공지영,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中 –
고등학교 1학년 시절
해성이가 전해줬던, 저 책
나의 책장 속에 거진 9년을 숨어있다, 이제야 발견되었다.
읽은 지 10분 만에 내 마음은 무거워졌고,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암담해지고, 우울해졌다.
너무나 적나라한 결혼 생활
그래, 알고 보면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그런 가정 속 이야기
내 주위에,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을 일들이
너무나 솔직하게 드러나 있어서 오히려 무서웠다.
공지영 작가에게 따뜻함을 기대했던 나는,
담담한 듯이 뱉어내는 지독한 현실의 이야기에 질려버렸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여자들이 살기는 조금 힘든 곳 같다.
이 사회의 병폐와, 문제점들을
세 명의 여성의 이야기가 녹아 들어가 있는 이 책.
읽어 내려 가면서 내 모습과 조금 비슷한 것 같아서,
솔직히 겁이 났는지 모른다.
내 스스로도 똑똑하고, 주관있는 여자가 되고 싶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길들여지길 바라고, 그것에 익숙해 져가는,
그런 아이러니한, 내 마음과 또 이러한 사회.
이렇게 모순된 사회를 이해해 나가고, 적응해가는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럽게도 했다.
이 책을 수 백 번을 다시 읽어도,
과연 이쪽 저쪽
스스로 만족할, 현명한 내 모습을 찾아 갈 수 있을까,